글머리
2023년을 크게 3가지 활동으로 정리하여 회고했다.
졸업, 대외활동, 회사
개발자로서 크게 성장할 수 있는 한 해였다.
학교를 졸업했고, 여러 대외활동에 참여했다. 취업을 준비하기 위해 여러 대외활동을 시작했지만, 하다 보니 순수하게 알아가는 즐거움에 몰입할 수 있었다.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도 얻었다.
학교
전공 공부와 개발 공부를 병행하기 쉽지 않았다. 졸업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만 들이고 개발 공부에 집중했다.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회계와 인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채로 졸업하게 되었다.
학교에서 휴학을 포함해 6년간의 시간을 보냈지만, 그 결과로 얻은 것은 단순히 졸업이라는 말 뿐이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글또
글또를 한 이유와 후기는 글로 한 번 작성한 적이 있어서 간략하게 넘어가겠다. 거창한 이유를 적었지만, 그냥 글을 잘 쓰고 싶어서 지원했다.
여전히 글 쓰는 건 어렵다. 그래도 1년 동안 꾸준히 글을 쓰면서 좋은 습관을 만든 것 같다.
공개된 공간에 글을 쓴다는 게 쑥스럽고, 어려웠지만 장점을 많이 느꼈다.
- 아웃풋을 위한 공부: 글로 작성하면서 더 깊게 공부하게 된다
- 대단하지 않아도 된다: 내 경험과 고민을 읽기 좋게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됐다.
글쓰기 대외활동은 당분간 하지 않을 예정이다. 대신, 회사에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해 보고 싶다.
- 회사 기술 블로그에 글 작성하기
- 라이트닝 톡을 진행하기
디프만 13기 멤버
디프만 13에 관한 후기도 작성한 적이 있다. 요약하자면, 학생 입장에서 안 할 이유가 없는 너무나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10명이나 되는 실력 있는 팀원들과 프로젝트를 할 수 있었고,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올해 가장 잘한 선택이 아니었을까 싶다. 과정 중에 배운 것도 많고 결과도 좋다고 생각한다.
- 네트워킹
- 스터디
- 직장인들은 어떤 생각을 하면서 개발하는지에 대한 궁금증
- 건설적인 토론(?): (아이디어, 요구사항, 기술 스택, PR 단위 코드적인 부분) 하나하나에 디테일한 질문을 하며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디프만 13기를 하면서 좋은 팀원들을 만난다는 게 큰 행운이라는 걸 알았다. 좋은 팀원들 덕분에 함께 함께 성장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앞으로는 더 나아가 좋은 팀원에게 의지하기보다 내가 좋은 팀원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디프만 14기 운영진
나는 좋은 팀을 꾸리고, 좋은 조직 문화를 만드는데 관심이 많다.
“어떤 사람과 함께 해야 할까?”, “우리가 원하는 팀은 어떤 팀일까”, “성공적인 결과를 내기 위해 어떻게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할까” …
라는 질문들은 어느 모임에 속하든 따라오는 고민이었다. 큰 규모의 IT 동아리를 운영하는 흔한 기회가 아니라고 생각했고, 내 관심사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운영진 경험은 이러한 고민에 대한 답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고민에 비해 뚜렷한 액션이 없었다. 어쩌다 보니 입사 이후 온보딩 시기와 겹쳐 제대로 집중하지 못했다. 따로 정리할 예정이지만 간단하게 작성해 보자면,
인사 활동
어떤 사람과 함께 할지 결정하는 것에 대한 고민을 조금이나마 알게 됐다.
- 흔히 말하는 100인분 할 수 있는 천재를 뽑을 수도 있지만 팀과 함께 잘 녹아낼 수 있는 사람에게 눈이 더 갔다.
- 정량적인 평가가 가능할까? 서류를 볼 때, 혹은 면접자분들을 볼 때 객관적으로 봤을까.
- 우리가 원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정의하고 [서류 → 면접] 과정에 적용할 수 있을까
- 내 기대에 대한 피드백을 받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렇기 때문에 기대만 하지 말고 내가 먼저 문화를 만들어야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매니저
리더까지는 아니지만 부회장 역할을 하면서 느낀 점이 많다. 책임감 있고, 좋은 운영진 친구들 덕분에 배운 점도 많다.
“구글 엔지니어는 이렇게 일한다”라는 책에 나온 문구들을 빌리자면, 나는 안티 패턴에 가까운 역할을 수행했던 것 같다. 나는 주로 아래 나열한 좋지 못한 행동을 보였던 것 같다.
- 전통적인 관리자는 일을 어떻게(how) 처리할지 고민하는 반면, 훌륭한 관리자는 무슨(what) 일을 처리할지를 고민합니다. 그리고 어떻게든 팀을 믿고 맡긴다.
- 마이크로 매니징
15기 인수인계를 준비하고, 14기 회고를 하며 다른 운영진 친구들과 얘기해 볼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좋은 문화를 가진 조직을 만들 수 있을까 이번 경험을 통해 얻은 부분을 정리해볼 생각이다.
회사
질문, 기여, 공유, 습득
내가 생각하는 나의 장점이다. 회사에서 이런 장점을 잘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느꼈다.
회사에서 소극적으로 된 이유가 뭘까 고민해 봤다. 오히려 회사는 실패를 권장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높게 해 주는데 왜 못할지 고민해 봤다. 특별한 이유가 있기보다 주위에 너무 잘하는 사람이 많아서 혼자 주눅 들었던 것 같다.
- 배우기 바쁘고,
- 이미 다들 잘 알고 있고,
- 나만 모르는 것 같고,
이렇게 한참 소극적으로 지내다가 3개월쯤 인상 깊은 피드백을 받았다.
- “빠르게 조직에 적응하고 습득하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윤호님 만의 색깔을 보여주고 조직에 녹여내는 것도 필요해요.”
- “모난 부분이 없다는 건 긍정적이지만, 어떻게 보면 뚜렷한 장점이 없다는 의미일 수도 있어요.”
이런 피드백을 듣고 스스로에 대한 마음가짐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우선, 내 역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한 게 원인이다. 그렇다면 내 역량을 늘리기 위해 뭘 해야 할까.
지난 4개월간 느낀 인사이트를 나열해 보자면,
빠른 피드백, 빠른 실패
- 적절한 질문 타이밍은 없다.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모르면 물어보면서 나만의 기준을 정하면 좋다.
- 완벽한 결과물을 한 번에 짜잔! 하려는 마음가짐을 버리자.
- 실패를 “많은 것을 아주 빠르게 배울 기회”라고 봐야 한다. 빠른 실패가 좋은 까닭은 잃을 게 많지 않기 때문이다. 늦게 해도 값진 교훈을 얻겠지만 그만큼 잃는 것이 많을 수 있다.
- 숨기는 건 해롭다. 빠른 피드백 주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장점이 훨씬 많다
- 어쨌든 결국, 고립되지 말자. 공유하고 모호함을 없애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당장에 비용이라고 생각해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효율적인 트레이드오프일 수 있다.
성장하기
-
아웃풋 위주의 공부
- 읽고 끝나는 공부는 반쪽짜리 공부다.
- 코드로 짜거나, 리뷰로 남기거나, 아티클을 읽었다면 요약해서 공유하자.
-
버그 픽스, 요구사항 처리를 급하게 처리한다.
- 급한 건 맞는데, 코드로 짜기 전에 침착하게 파악해 보자.
- 키보드부터 손이 가는 좋지 못한 습관
- “문제 원인을 잘 파악하고 → 학습 → 새로운 시도”
- 문서화를 잘해서 다른 사람이 같은 문제를 겪지 않게 하기
지속가능한, 유지보수, 변경
-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놓치는 부분들이 그대로 드러났다.
- 자잘한 버그를 넘기는 습관
- 일단 돌아가는 코드에서 멈추는 습관
-
코드는 작성되는 횟수보다 읽히는 횟수가 더 많다!
- 변경에 유연한 코드
- layer에 대한 고민, 의존성과 인터페이스, “단일책임원칙”에서 책임
- 변경해야 한다면 다른 부분에 영향을 최소화하기
기획, 요구사항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
프론트엔드 개발자로서 할 수 있는 고민과 아닌 고민을 나누자
- 내가 해결할 수 없다면 누구에게 넘겨야 하는지
-
꼭 기술적인 방법이 아니더라도 다른 방법으로 푸는 방법은 없는지
-
완벽한 기획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변경에 유연해야 한다.
- 기획의 완성은 생각보다 뒤에 있다. 그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은 필수다. 언제나 효율적일 수 없다.
마무리
2023년에 경험한 활동에서 고쳐야 하는 부분도 있고, 꾸준히 하면 좋은 부분도 있다. 새롭게 얻은 인사이트로 더 나은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 부분도 있다.
굵직한 일만 적어도 이 정도인데, 모든 걸 돌아보고 더 나은 방향의 행동을 실천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모든 걸 한 번에 잘하려고 하기보다 하나씩 단계별로 관심사에 집중하며 시간을 보내는 게 올해 가장 큰 목표다.